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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소개

스리랑카(콜롬보, 하퓨탈레) 여행 추억 (돈 주고, 사서 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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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여름에 스리랑카 여행을 약 2주간 했었다.  그때 찍었던 사진을 뒤적거리니, 2주라는 시간에 비해 찍은 사진이 별로 없다.  스리랑카 여행은 유난히 힘들었고, 별 흥미로움도 없었다.  그래서 사진으로 남긴 게 별로 없다.  

힘들었던 이유는 첫째, 개인적인 일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콜롬보 공항에 도착해서 휴대전화를 켜니 좋지 않은 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때부터 줄곧 스리랑카를 돌아보는 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렇다고 다시 귀국할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사실 내가 귀국한다고 해결이 되는 일도 아니었다.) 그냥 꾸역꾸역 여행을 했었다. 

두 번째 이유는, 무더운 날씨였다.  하필이면 제일 더울 때인 7월에 호기롭게 스리랑카에 도착한 나는, 귀국하는 비행기를 탈 때까지 매일매일 따가운 햇살과 한증막 같은 더위를 견디어야만 했다.  

이 두가지 이유로 나에게 스리랑카는 그저 그랬던, 다시는 안 갈 것 같은 여행지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나의 지극한 개인적인 취향이니, 스리랑카 여행을 계획 중이시거나, 다녀와서 좋은 추억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1 콜롬보 - 하퓨탈레 가는 여정

장시간 기차와 버스를 여러 번 이용했던 경험이 있었던 나는, 으레 그랬듯이 콜롬보 기차역에서 하퓨탈레로 가는 기차에 대수롭지않게 탑승했다.  오전 9시경에 출발한 기차는 목적지인 하퓨탈레에는 오후 4시경 도착 예정이었다.  스리랑카는 대한민국보다 작은 나라지만, 기차도 느리고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가는 여정(하퓨탈레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이라 장시간 기차을 타야 한다.  더운 날씨에 냉방도 안 되는 기차 안에서 딱딱한(등받이는 직각에다가 정말 딱딱하다!) 나무 의자에 허리를 꽂꽂이 세우고 한나절을 꼬박 앉아가는 게 쉽지는 않았다.  

게다가 나는 저주받은 위장을 가지고 있어서, 화장실 일 보는게 불편한 곳에서는 일절 식음료 섭취를 하지 않는다.  어쨌든 여차저차 귀에 이어폰을 꼽고 무념무상, 구도자의 자세로 8시간을 꼬박 앉아 있으니 하퓨탈레에 도착하기는(!) 했다. 

이런 산길을 계속 올라간다.  그래서 엉덩이가 아픈 대신 눈은 호강을 한다. 

#2 귀여운 사기를 당하다. 

하퓨탈레 기차역에 내리니 숙소에서 나온 호객꾼들이 나를 반갑게 맞아준다.  그중에 가장 적극적인 남자가 건네는 명함을 보니 하퓨탈레 뷰 맛집으로 알려진 스리락 호텔에서 나온 사람이다.  망설임 없이 남자를 앞세워 호텔에 가니 뷰 맛집이 맞긴 맞다.  호텔은 뭐 그냥저냥 만족스러웠다.  하퓨탈레 마을도 아담하니 정겹고 좋았다.  문제는 이 숙소 호객꾼 아저씨였다.  내가 혼자란 걸 보고는 저녁에 함께 마을 술집에 가서 술 한 잔 하자고 한다.  생판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이니 퍽치기당할 일은 없겠다 싶어 함께 술도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며 친분을 쌓았다.  

다음날 아침 나를 보더니, 이제 좀 친해졌다 생각했는지, 무슨 구구절절한 사연을 대며 그날 저녁에 바로 돌려주겠다면서 나에게 돈을 빌려달란다.  술 한 잔 기울이며 쌓은 친분도 있고 그다지 큰 금액도 아니고(한국돈 약 2만원 정도로 기억), 사연도 나름 구구절절해서 바로 빌려줬다.  그 돈은 결국 하퓨탈레를 떠날 때까지 내 주머니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돈 2만 원 잃은 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괘씸하게 느꼈던 건 그 남자의 태도였다.  빌린 돈은 갚을 생각도 하지 않고, 뻔뻔한 낯짝을 한 채 밤이면 밤마다 나에게 술을 사달라며 접근한다.  내가 "당신 돈이나 갚으라고, 혼자 온 여행객들 살살 꼬드겨서 돈 빌리고 술 얻어먹지 마라"라고 이야기하니, 소귀에 경읽기다.  지금도 여전히 호텔에서 일하며 여행객들 상대로 소소한 사기를 치고 다닐 수도 있으니 아래에 사진을 공개하도록 하겠다.  6년 전 하퓨탈레를 떠나며, 그 남자에게 이렇게 얘기했었다.  "당신 사진 인터넷에 올릴 테니 앞으로 한국사람들에게 사기 치지 마라"라고.  늦었지만 그 약속, 이제야 지킨다. 

# 3 하퓨탈레 홍차밭

스리랑카는 홍차의 나라다.  하퓨탈레는 홍차의 주산지다.   스리랑카를 찾는 여행객들이 하퓨탈레에 가는 이유는 드넓은 차밭을 보기 위해서다.  흠...확실히 차밭이 넓긴 넓다.  한국에서 가본 보성과 제주의 차밭과 비교해도 넓고 경치도 좋다.   그렇지만, 그 힘든 기차를 타고, 한나절을 소비해 가며 와서 볼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시간이 넉넉한 여행자라면 모를까, 갈길이 많은 여행객은, 그냥 건너뛰어도 무방할 듯싶다.  차밭은 한국에도 있지 않은가.... 

요 음식들을 안주(?)로 신선한 홍차를 마실 수 있다.  경치는 사진보다 더 많이 멋지긴 함.

홍차말고도 스리랑카에는 멋진 바다가 있다.  인도양의 파도를 가르며, 서핑을 할 수도 있다.  서핑을 못하는 사람은 쉽게, 저렴한 가격에 배울수도 있다.  사실 내가 스리랑카를 여행하자고 맘 먹은 이유는 서핑을 배우고자 함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대한대로 되지는 않았다. 

스리랑카 여행의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아래 포스팅도 방문해 주세요.  

2021.03.13 - [여행지 소개] - 스리랑카(웰리가마) 여행 추억 #2 (비수기라도 괜찮아!)

 

스리랑카(웰리가마) 여행 추억 #2 (비수기라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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