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얀마 문제로 지구촌이 떠들썩하다. 지난 주말에는 시위대를 향한 발포로 십여 명의 사람이 사망했다고 한다. 요즘 뉴스에서 전해지는 미얀마 소식을 들으면, 지난 2017년 2월에 했던 미얀마 여행이 생각난다.
# 사진 1
나에게 미얀마는, 맥주와 파고다다. 긴 영국 통치의 영향 때문인지 미얀마의 대표 맥주인 미얀마 맥주를 비롯한 각 지역에서 파는 대부분의 맥주 맛이 좋았다. (영국은 주로 Ale 맥주이고, 미얀마의 맥주는 대부분 Lager류라서, 적절한 추론인지는 의심되지만...) 양곤에 머무는 동안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허름한 맥주집에서 파고다의 야경을 감상하며, 매일 저녁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는 즐거움과 여유가 있었었다. 지금은 이랬던 행복을 즐기기 힘들 테지만, 나중에 지금의 이 상황이 진정된다면, 다시 한번 이 곳을 찾아 변함없이 시원하고 쌉싸름할 미얀마 맥주를 들이켜고 싶다.
# 사진 2
나무로 만든 다리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우베인 다리다. 이곳에서 보는 일몰이 멋지기로 아주 유명해서, 많은 관광객들과 사진작가들이 이 다리를 많이 찾는다. 물론 다리도 멋졌지만, 나는 이 다리 위의 상점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간단한 먹거리와 한 눈에 봐도 잘 팔리지 않을 것 같던 기념품을 팔던 아주머니가 기억에 남는다. 아니 그 아주머니보다는 그 아주머니 옆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던 아주머니의 딸 같아 보이던 아이가 기억에 남는다는 게 맞는 말일 것 같다. 어린 시절, 나의 모습이 기억나서 그랬을 수도 있다. 미얀마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을 다니다 보면 데자뷔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린 시절의 내가, 낯선 여행지의 한 곳에 다시 나타난 듯한 그런 장면 말이다.
우베인 다리는 한 고위관리가 먼 길을 돌아 다녀야 하던 많은 사람들을 위해 사재까지 털어가며 지은 다리라고 한다. 일몰이 정말 멋진 곳이니, 한 번쯤은 가볼만한 곳이다.
#사진 3
미얀마를 소개하는 사진으로 양곤의 쉐다곤파고다와 함께, 가장 많이 보이는 바간의 일출 사진이다. 바간은 사원의 도시이다. 도시 곳곳에 사원이 있다. 오토바이를 탈 수 있는 사람은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보기를 추천한다.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기에는 바간은 너무 넓고, 미얀마의 햇살은 너무 따갑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보는 일출은 정말 장관이다. 바다도 아니고, 산도 아닌, 사원에서 떠오르는 해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바간에서 가질 수 있다. 열기구를 타고 본다면 더 좋겠지만,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다. 하지만, 높은 탑 위에 올라 일출을 보면, 열기구에서 보면 더 멋졌겠구나란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한 가지 팁을 알려드리자면, 바간을 가기 전에 날씨를 꼭 체크하시길. 날씨가 흐려서 일출을 못 보는 경우도 있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열기구가 못 뜨는 경우도 많다. 나도 일출을 보기 위해, 바간에서 예정된 기간보다 더 긴 시간을 머물러야 했다.
#사진 4
미얀마는 맛있는 맥주에 비해, 맛있는 음식이 별로 없다. 그나마 미얀마식 쌀국수가 좀 유명하고, 나머지 음식들은 그저 그렇다. 그 흔한 햄버거 프랜차이즈도 없다. 여행 중 하루는 미얀마 음식에 질려, 파스타를 시켰었다. 결과는....사진에서 이미 짐작하겠지만 처참했다. 여행 중에는(평소에도 마찬가지긴 하다) 웬만하면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 파스타는 절반 이상 남기고 말았다. 면은 흐물흐물해서 찰기가 하나도 없었고, 토마토소스는 정말 무미(無味)했다. 그냥 토마토를 으깨서 끓인 맛. 미얀마에서는 현지식 외에는 일본 음식점을 가는 것을 추천한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본 음식점들은 거의 다 평타 이상은 했던 것 같다.
다음 이야기는 2편에서...
2021.03.04 - [여행지 소개] - 미얀마 여행 추억 #2 (그땐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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