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1 (낭쉐, 인레호수)
바간에서 야간 버스를 타고 낭쉐(인레호수)로 향했다. 인레호수는 미얀마의 관광 핫플레이스다. 북단에서 남단에 이르는 길이가 20km가 넘는 큰 규모의 인레호수는, 1일 보트투어 여행지로 인기가 많다. 보트투어를 하며 사원과, 시장, 마을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나는 무엇보다 바람을 가르며 탁 트인 호수를 가르는, 그 청량한 느낌이 좋았다. 중간중간 내려서 둘러보는 사원의 고즈넉함도 좋았고, 시장에서 파는 조악한 기념품들을 구경하는 소소한 즐거움도 있었다.
마을 분위기는 개인적으로, 바간보다 인레호수가 좋았다. 호수 주변에 잡았던 숙소는 집에서 쉬는 것 처럼 편안함이 느껴졌고, 숙소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는 마을도 한적해서 좋았다. 인레 호수에 나흘 동안 묵으면서 매일 갔던 식당 겸 카페가 있다. 주문하면 바로 갈아주는 시원한 과일 셰이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태국 치앙마이의 단골 주스 집의 맛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이 곳 말고도, 내가 매일 저녁 식사 후 들렀던 허름한 맥주집은 외로울뻔했던 짧은 밤 시간(아쉽지만 맥주집이 일찍 문을 닫았다.)을 알코올로 가득 채워줬다.
낭쉐 주변에는 미얀마 유일의(아마도?) 와이너리가 있다. 와이너리니 만큼 당연히 시음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와인 맛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간다면, 나름 훌륭한 맛의 미얀마 와인를 맛볼 수 있다.
#장소 2 (양곤, 쉐다곤파고다)
미얀마까지 가서 쉐다곤 파고다를 안 보고 오는 여행객이 있을까? 이곳은 규모도 규모이지만, 실제로 보면 다양한 탑의 아름다음에 마음을 뺏기게 된다. 지금은 국력이 많이 쇠퇴하여 동남아시아의 최빈국 중의 하나로 전락해 버렸지만, 이곳에서만큼은 미얀마의 옛 영광을 느낄 수가 있다. 쉐다곤은 미얀마 말로 황금언덕이라는 뜻이다. 이름에 부족하지 않게 쉐다곤 파고다에 올라가는 길에서부터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뾰족한 탑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은 미얀마의 여느 관광지와는 달리 관광객들보다 미얀마 사람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미얀마 사람들의 불교에 대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쉐다곤 파고다의 지붕은 수천 개의 다이아몬드로 장식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날 수 있는 새가 아닌 이상에야, 다이아몬드를 실제로 볼 수는 없다. 쉐다곤 파고다는 제대로 둘러보려면 가이드 투어를 하는게 좋다. 그만큼 볼 것도 많고 들어야 할 것도 많은 여행지이다. 반나절 이상은 쉐다곤 파고다를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다양한 미얀마인들의 모습과,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볼 수 있는 미얀마 최고의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장소 3 (양곤, 맛집들)
미얀마를 여행하며, 무언가 모던한, 현대적인 레스토랑이 그리웠다. 나는 지극히 쌀밥을 사랑하는 토종 한국인인데, 왜 자꾸 미얀마를 여행하면서는 육즙 가득한 두툼한 패티 들어간 햄버거가 생각이 났던 건지.... 꾹 참고 참았던 욕구를 양곤에 와서야 풀 수 있었다. 양곤에 가면 외국 대사관들이 많이 있는 힙한(사실 그리 힙하진 않다.) 동네가 있다. 이 부근에 가면 위 사진처럼 모던한 레스토랑들이 제법 있다. 가격은 현지 물가에 비하면 좀 비싸지만, 한국 물가를 생각한다면 아주 적당한 가격에 꽤나 훌륭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난 이곳에서 당연히 메뉴판의 사진에 육즙이 가득할 것처럼 보이던 햄버거를 시켰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앞서 미얀마 여행#1에서도 이야기했지만(아래 링크 참조), 미얀마의 일본 음식점은 대부분 다들 평균 이상은 했었다.
그 이유를, 위 사진의 초밥을 먹은 식당에 와서야 알 수 있었다. 이틀 연속 식당을 방문하여 맛있게 초밥을 먹고 있던 나를 흐뭇하게 보고 있던, 식당 주인이 나에게 일본말로 이야기를 건넸다. 내가 한국사람이라고 하니, 미안하다며 자기는 일본에 있는 식당에 음식을 배웠다며, 귀국 후 이곳에 식당을 열었다고 한다. 아마도 내 뇌피셜이지만, 미얀마에 있는 많은 일식집의 주방장들은 아마도 일본 유학파 출신들이 아닐까?
여하튼 나는 이 식당에서 가성비 최고의 초밥을 먹을 수 있었다.
2021/03/02 - [여행지 소개] - 미얀마 여행 추억 #1(그땐 그랬지~
미얀마 여행 포스트인데, 미얀마 음식 사진이 없으면 안 되니, 양곤에서 맛있게 먹은 국수 사진 하나 아래 투척해본다.
보기에는 별로 맛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꽤나 맛있는 미얀마 샨족이 즐겨먹는다는 비빔국수이다. 샨 국수의 가장 큰 특징은 면발이 일반 쌀국수와 달리 매우 쫄깃하다는 것. 난 냉면도 비냉, 국수도 비국파니 당연히 미얀마에서도 비빔국수를 많이 먹었지만, 국물 있는 국수도 꽤나 맛있었다. 샨누들은 양곤에도 유명한 맛집이 많이 있지만, 인레 호수(인레 호수는 샨주에 있다.)를 방문하실 분들이라면, 꼭 현지에 가서 전통 샨누들을 드셔 보시길 추천한다. 부산에 가면 돼지국밥을 먹어야 하듯이~~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미얀마를 보며, 옛 추억도 소환할 겸 미얀마에 관한 포스팅을 작성해 보았다. 어서 빨리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를 바라며, 2017년의 미얀마보다 더 평화로워진 미얀마를 곧 방문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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