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지 소개

하노이 여행 추억(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반응형

하노이는 최근 몇 년 동안 내가 가장 좋아하는 태국의 방콕보다 더 자주 갔던 여행지이다.  여행객에 씌우는 바가지에 대한 소문 등 베트남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 때문에 베트남 여행은 선뜻 내키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만만한(?) 태국 여행을 선호했다. 

그랬었던 내가, 2012년인가 하노이를 처음 다녀오고는, 베트남의 매력을 느껴서, 꼭 매년 한두 번쯤은 베트남을 다녀오고는 했었다.  하노이, 호찌민, 다낭(호이안), 이렇게 베트남의 세 도시를 모두 한 번 이상은 다녀왔고, 이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는 다낭이다.  호찌민은 그냥 왠지 정이 가지 않고, 하노이는 너무 많은 오토바이가 내뿜는 매연 때문에 조금만 걸어 다녀도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그에 비해 다낭은 바다를 낀 멋진 리조트도 있고, 두 대도시(호찌민, 하노이)에 비해 조용하게 지낼 수 있어서 좋다.  다낭 옆 도시인 고도(古都) 호이안도 참 좋았는데, 최근 이 곳을 찾는 관광객(대부분 중국인)이 너무 많아져서 예전 같은 운치는 느낄 수 없어서 아쉬울 뿐이다.  

 

여하튼, 세 도시중에 내가 가장 많이 갔던 도시는 하노이다.   나에게 하노이는 쌀국수의 도시다.  하노이를 처음 갔던 날 이후 지금까지 어느 곳에서도 하노이에서 먹은 쌀국수보다 더 맛있는 쌀국수를 먹은 적이 없었다.  베트남은 위아래로 길쭉한 형태의 지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로, 각 지역마다 다양한 특색의 음식이 있는데, 우리가 흔히 먹는 국물 있는 쌀국수의 원조는 하노이가 위치한 베트남 북부다.  그래서 그런지 하노이에서는 어느 쌀국수집을 가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  하노이 쌀국수 맛집은 수도 없이 많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바로 아래 사진에 보이는 pho 10 이다.   어느 정도로 좋아하냐면, 나의 하노이 숙소 선택 기준은 이 쌀국수집과 얼마나 가까운가이다. 

이곳의 쌀국수는 국물이 정말 진국이다.  우리 나라의 유명한 족발집에 가면 볼 수 있는 씨국물(이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족발 삶기 위해 수십 년간 보관하는 원액의 육수를 말한다)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국수 안의 고기 종류, 익힘 정도 등을 선택할 수 있고, 테이블에 놓여있는 깔라만시, 고추 등을 입맛에 맞게 적당히 추가해서 먹으면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하노이식 쌀국수는, 이렇게 다양한 채소와 푸짐한 고기가 고명으로 올라간다.

하노이에는 쌀국수만 있는게 아니다.  갓성비 최고인 Bia(Beer) Hanoi 와 함께 하는 분짜(Bun Cha) 또한 북부 베트남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요즘에는 분짜도 한국에 많이 알려져서, 쉽게 맛볼 수 있게 되었지만, 분짜 역시 쌀국수와 마찬가지로 하노이에서 먹던 맛을 느낄 수 있는 식당은 한국에서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혹시 잘하는 식당 아시는 분은 추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밖에도 짜죠, 베트남식 볶음밥과 찹쌀덮밥 등등.... 하노이는 내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 특히나 많다.  

찹쌀덮밥 맛집인 Xoi Yen 의 덮밥.  양이 많지 않아서, 평소 많이 드시는 분들은 간식으로 먹기 좋다. 
짜죠와 하노이 맥주는 실패할 수 없는 조합~^^

먹는 것 외에도 하노이와 그 근교에는 볼거리들이 제법 있다.  하노이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호안끼엠을 비롯해서 베트남 국민들에게 '호 아저씨'라 불리며 존경받는 호찌민(호지명)의 유해를 보관 중인 호찌민 묘와 호찌민 기념관 등은 하노이 시내에 위치해 있어, 하루 정도만 투자해도 다 돌아볼 수 있다.  

시간을 조금 더 투자해 근교로 나가면, 작은 하롱베이라고 불리는 닌빈(Ninh Binh)과, 하롱베이도 여행할 수 있다.  하롱베이는 하노이에서 제법 거리가 되는 관계로(편도 4시간 정도) 당일치기로 다녀오면 너무 힘들고, 최소 1박 2일 코스로 가야 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하롱베이를 다녀오는 시간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닌빈을 가면 조그마한 조각배를 타고 하롱베이와 비슷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닌빈을 가면 이런 배를 타고, 투어를 할 수 있다.  배 울렁증 있는 사람에게는 비추천~^^
하롱베이와 좀 비슷함~^^
투어 중에 이렇게 직접 노도 저을 수 있다.  참고로 사진속의 남자는 현지에서 조인해 같이 투어했던 스페인 여행객임.

코로나 덕분에(?) 베트남을 못가본지 2년이 다 되어간다.  하노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상(路上) 목욕탕 의자에 앉아 시원한 비아 하노이와 곁들여 분짜를 먹고, 다음날 아침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쌀국수 집에서 쌀국수로 해장을 하기가.... 2021년 올해도 힘들 것 같다.  2022년에는 꼬옥~ 성공해서 1일 1 분짜, 2 쌀국수, 3 비아 하노이를 하고 말리라!!  

 

하노이의 이발소.  이런 풍경이 오래 오래 남아줬으면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해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