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퓨탈레를 떠나 스리랑카 여행의 원래 목적이었던 서핑을 배우기 위해 스리랑카 남부에 위치한 웰리가마(Weligama)로 향한다. 콜롬보에서 하퓨탈레까지의 기차 여정이 너무 힘들기도 했고, 귀여운 사기(?)를 당했던 터라, 웰리가마에서는 서핑도 배우며, 바다에서 제대로 된 휴양을 즐기고 싶었다. (하퓨탈레 이야기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게시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21.03.10 - [여행지 소개] - 스리랑카(콜롬보, 하퓨탈레) 여행 추억 (덥다~ 더워~, 힘들다~ 힘들어~)
웰리가마에 도착하니 예상과는 달리 바다가 너무 한적하다. 흠....왠지 예감이 불길하다. 일단 숙소를 잡기 위해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인도양에 접한 유명한 관광지답게 괜찮은 숙소들은 제법 보였지만, 문을 열지 않은 숙소들이 절반 이상은 되는 것 같았다. 현지에 도착해서 안 사실이지만, 내가 방문했던 7월이 웰리가마는 비수기란다. 이유는 서핑을 즐길만한 좋은 파도가 생기지를 않아서라고.... 이 시기에 서핑을 즐길 사람들은 스리랑카의 동부 해안가로 간단다. 이렇게, 여행을 하기 전 사전답사는 필수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어쨌든, 이왕 온거 푸욱 쉬다 가기로 하고, 바다가 잘 보이는 전망 좋고 깨끗한 숙소를 구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여행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서핑을 배울만한 곳을 찾아 나섰다. 혼자 어슬렁거리는 내가, 퍽이나 만만해(?) 보였던지 몇 분 지나지 않아 젊은 남자가 다가와 자기에서 서핑을 배우라며 호객행위를 한다. 첫 호객행위에 걸려들면 정말 만만한 여행객이 될 것 같아 동네를 두어 바퀴 더 둘러보았지만 처음 말을 건넨 젊은 사내가 이 동네의 유일한 서핑 강사였다. 나는 유일한 옵션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3일 동안 나름 재미있게 서핑을 잘 배웠다. 서핑 배우면서 찍은 사진도 없고, 정말로 그냥 서핑만 배워서 서핑에 대해서 포스팅할 내용도 없다.
하지만 여행의 묘미는 뜻밖에 얻어걸리는 즐거움 아니겠는가? 웰리가마에서의 뜻밖의 즐거움은 AVM Cream House 였다. 이곳에서 먹었던 과일쥬스는 6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난다.
# 1 스리랑카 최고의 맛집, AVM Cream House
사전답사 없이 최고의 비수기에 웰리가마에 도착한 나는, 도착 첫 날 구글에서 근처 맛집을 폭풍 검색하기 시작했다. 근처에 몇 안 되는 음식점 중 그나마 평점이 좋은 식당을 발견했다. 그곳이 바로 AVM Cream House. 위치는 바로 아래 지도 링크 참조하시길. 버스정류장 근처에 있다.
https://goo.gl/maps/KHWNqh476XHQ6z1W7
이곳은 아래 메뉴판을 보면 바로 알겠지만,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주스 메뉴들이 있다. 나는 시간상 이곳의 주스를 다 마셔보지 못해 모든 주스가 맛있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웰리가마에 머무는 동안 이곳에서 주스를 하루에 꼭 2잔씩은 마셨고, 과즙 순도 100%의 주스에 항상 만족했었다.
#2 서핑말고 웰리가마에서 할 수 있는 것들
기대한 대로 서핑은 제대로 즐기지 못했지만, 웰리가마에서는, 비수기임에도, 재미있게 즐길거리가 제법 많았다. 버스를 타고 주변의 다른 해안가 마을을 돌아보는 소소한 혼자만의 투어도 재미있었다. 버스를 타며 창밖으로 즐길 수 있는 멋진 오션뷰는 덤이고, 오션뷰 사이로 스리랑카의 또 다른 상징인 Stilt Fishing 도 볼 수 있다.
낮에는 주변 마을 관광도 하며 맛있는 주스도 마시고, 저녁에 숙소에 돌아와서 발코니에 앉아 인도양의 석양을 감상하며 매일 맥주를 마셨다. 스리랑카는 불교국가라 술을 구매하기가 쉽지는 않다. 맥주는 큰 슈퍼 같은 곳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와인이나 위스키 같은 약간 알코올 함량이 높은 술은 주류전문매장에서 사야 한다. 그나마 이 주류 매장도 술 파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기다리던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알코올님을 사간다. 다행히 나는 맥주파라 술 조달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웰리가마는 스리랑카 2주 여행 동안 가장 좋았던 곳이다. 비수기에 방문했음에도 말이다. 여행지에서는 사람이 없으면 없는대로 그 한적함을 즐기면 된다. 나는 인도양이 내려다 보이는 오션뷰 숙소를 독채처럼 쓰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고, 붐비지 않는 바다에서 남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서핑 집중 레슨을 받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스리랑카 여행의 또 다른 장점은(단점일수도 있지만) 한국말을 잘하는 친절한 현지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그간 여러 나라 여행을 다녔지만, 스리랑카처럼 한국말하는 현지인을 많이 만났던 나라는 없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이유를 벌써 짐작했겠지만, 우리나라에 일하러 오는 스리랑카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행히 내가 여행 중 만난 한국말하는 스리랑카인들은 다들 한국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덕분에 나도 그들의 호의를 받을 수 있었다.
스리랑카 여행은 첫날부터 순탄치 않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유달리 힘들었지만, 막상 이렇게 스리랑카 추억을 블로그에 소환하니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 진다. 언제 다시 한번 만나자, 랑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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