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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소개

하와이 여행 추억(내가 갈게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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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는 어릴 때부터 내가 항상 가고 싶었던 섬이었다.  딱히 거창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내 어린 시절 부곡하와이는 럭셔리 휴양 놀이시설로 유명했었고, 부곡(경남 창녕군에 있는 부곡면을 말한다)에 있는 하와이도 못 가본 주제에, 어렸던 나는 나중에 크면 태평양에 있는 진짜 하와이를 가겠노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차에 '친구'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고, 배우 장동건이 그 멋진 얼굴로 "니가 가라 하와이"라고 일갈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꼭 하와이를 갈 거라고 마음을 먹었다.  잘생긴 형님이 가라는데 가야지~^^

그 뒤로 어언 10여 년이 지난 후에야 하와이를 갈 수가 있었다.  하와이는 생각대로 멋졌다.  자연은 황홀했고, 그런 자연과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많았다.  여행 도중에 허기를 채워줄 맛있는 음식들도 다양했다.  단 한 가지 단점은, 유명 관광지 다운 사악한 물가였다.  숙소며, 레스토랑, 마트에서 동남아에서처럼 호기롭게 지갑을 열 수 없었다.  처음이 비쌌지, 두 번, 세 번 다니다 보니 요령이 생겨서 나중에는 비싼 물가에도 슬기로운 여행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서너번 하와이를 갔지만, 오아후섬 말고는 다른 섬을 갈 기회가 없었다.  하와이는 네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해변인 와이키키와 호놀룰루가 오아후섬에 위치해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짧은 일정으로 오는) 여행객들은 오아후섬만을 여행한다.  나도 그런 대부분의 여행객 중의 한명이었고, 밑에 써 내려가는 이야기들은 오아후섬에 대한 것들이다.  

 

일단 하와이를 다니려면, 차량 렌트는 필수다.  와이키키 해변 근처에 숙소를 잡고, 호놀룰루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그러기에는 오아후섬에는 차량을 타고 돌아다닐 곳들이 너무너무 많다.   모든 곳이 멋지지만, 나는 노스 쇼어(North Shore)를 첫 손으로 꼽는다.  왜냐하면 이곳에서는 서핑을 할 수 있고(사실 나는 서핑을 못한다 ㅜㅜ), 바다거북도 볼 수 있고, 다이빙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사진의 사람들처럼 바다속으로 뛰어들고 싶으면, 노스 쇼어의 와이메아(Waimea) 해변을 가야 한다.  그러면 저들의 무리에 끼어서 바다에 뛰어들 수 있다.  사진으로 보면 무척 깊어 보이지만, 별로 깊지 않다.  물에 퐁당 빠져나오지 못할 일은 없으니 걱정 말고 마음껏 풍덩 하시길~(다이빙하고 조금만 육지 쪽으로 허우적대다 보면 발이 땅에 닿는 게 느껴진다.)  다이빙을 한 후에는 라이케니아 해변에 가서 휴식을 취하며 바다거북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런데 갈 때마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바다거북이 자주 출몰하는 시기가 있다.  나는 하와이 갈 때마다 들렀지만, 바다거북을 볼 수 있었던 기회는 딱 한 번뿐이었다.  

 

노스 쇼어 외에도 물론 갈 곳들은 많다.  가장 일반적인 드라이빙 코스는 동쪽 해안 도로를 달리는 것이다.  서쪽 보다는 동쪽에 관광지도 많고 멋진 해변이 많아서 그렇다.  

하와이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다 흔히 만날 수 있는 해변의 모습

하와이 여행의 매력은, 드라이브를 하다 지치거나 허기가 지면 근처에 있는 해변에 누워서 낮잠을 자거나 도시락을 까먹고, 해수욕을 할 수 있다는 거다.  어느 해변을 가도 바닷물을 깨끗하고, 모래는 부드럽다.  하와이는 바다만 있는 게 아니다.   멋진 산도 있다.   해안도로를 벗어나서 산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달릴 수도 있고, 영화 '쥬라기공원'의 촬영지를 가서 공룡이 나타날법한 원시 자연의 모습도 느껴볼 수 있다.  

 

오아후섬 쿠알로아 목장.  영화 쥬라기공원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하와이는 유명한 관광지인만큼 맛집들도 많이 있다 . 하지만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하와이의 음식은 대부분 많이 짜다.  그리고 양이 많다.  본토와 많이 떨어져 있지만, 하와이도 역시 미국은 미국인가 보다.  하와이를 갈 때마다 내가 꼭 들리는 식당이 두 곳 있다.  한 곳은 Bogart's 라는 와이키키 해변 비치 동쪽 끝에 있는 아담한 카페이고, 다른 한 곳은 하와이 곳곳에 체인점이 있는 Teddy's Bigger 햄버거집이다.  Boart's 는 현지 사람들이 많이 가는 맛집으로, 이른 아침에 가면 운동을 마치고 아침(사람들은 주로 베이글과 아사이볼을 먹는다) 먹는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Teddy's Bigger Burger 는, 내가 가본 오아후섬의 햄버거집 중에 육즙이 가장 잘 살아있고 맛있었던 햄버거집이다.   한국에서 베이글과 햄버거를 먹을 때면, 가끔 이 두 집이 떠오르고는 한다.  

 

건강한 맛의 베이글이다.  나에게는 오아후섬 최고의 아침 메뉴이다. 
양 적은 사람도 무리하면 다 먹을 수 있는 기본 사이즈의 햄버거.  사진에는 없지만 감자튀김도 JMT!

하와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갈 수 없는 섬이다.  힘들게 시간을 쪼개어 내서 가는 만큼,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곳을 보기 위해 여유없이 다니는 모습들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하와이는 휴양의 섬이다.  한 번 찾으면, 또 찾게 되는 마법의 섬이니, 한 번에 다 볼 생각은 말고, 다음번 기회를 위해 많은 곳을 남겨두길 바란다.  그래야, 힘들게 무리를 해서라도 하와이를 또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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