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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꼽문(도서 리뷰)

[책꼽문] 진보와 빈곤(Progress and Poverty), 헨리 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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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조지에 대해서는 '토지 공개념'을 주장했던 경제학자 정도로만 간략하게 알고 있던 차에, 알릴레오에서 헨리 조지의 대표작인 <진보와 빈곤>이 소개되는 걸 보고는 이분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졌다.  

1월 초에 읽기 시작한 책을 벚꽃이 자취를 감춘 4월 말에야 끝냈으니, 완독 하기에 쉽지는 않은 책이었다. (물론 사이사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여러 권 읽기는 했지만....) 헨리 조지는 이 책에서 산업 혁명 이후 점점 심각해져만 가는 소득 분배의 불균형, 부의 쏠림 현상이 토지 사유제에 있다고 말한다.  개인이 토지를 보유하는 게 왜 문제가 되는 거지?  지금 우리에게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실이, 이 책을 읽고 나면 더는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헨리 조지는 이 책에서 어떻게 해야 우리 모두가 공평하게 잘 살 수 있는지 알려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헨리 조지의 따뜻한 마음이다.  그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라는 진정한 휴머니스트였다.    

 

1997년 1월 10일 초판 발행, 2021년 1월 5일 개역판 9쇄 발행, 비봉출판사, 김윤상 옮김

1.  토지라는 용어는 단지 물이나 공기와 구별되는 지구의 표면만이 아니라 인간 이외의 물질적 우주 전체를 의미한다.  사람이 자연과 접촉하고 자연을 사용하는 것은 토지를 통해서 가능하며 사람의 신체도 토지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즉, 토지라는 용어는 모든 자연의 물질, 힘, 기회를 포괄한다.  따라서 자연에 의해 무상으로 주어진 것은 자본으로 분류될 수 없다. 

 

2. 부는 소위 생산적 노동, 즉 원료에 가치를 부여하는 노동의 목적이자 결과이다.  인간의 노동 없이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한 것은 부가 될 수 없고, 욕구를 만족시키는 힘을 가지는 유형적인 생산물이 나오지 않으면 노동을 하더라도 부가 되지 않는다. 

 

3. 노동 생산물은 노동에 대한 자연적인 보수, 즉 임금이 된다.  토지의 사유와 자본의 축적이 있기 이전의 원시상태에서는 노동 생산물이 모두 노동자에게 귀속된다.  생산물을 나누어 가질 지주나 고용주가 없기 때문이다. (본문 중 국부론 8장 인용, 70쪽)

 

4. 해상법의 법언에 "운임은 임금의 어머니"라는 것이 있는데, 선원이 자기 일을 충실히 하였더라도 재난으로 인해 운임 수입이 없을 때에는 선원이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법언에는 내가 주장하는 진리가 들어 있다.  언제나 생산은 임금의 어머니이다.  생산이 없으면 임금은 생기지도 않고 생길 수도 없다.  임금의 원천은 자본이 아니라 노동 생산물이다. 

 

5. 자본의 양이 산업 생산성을 제약하여 임금 상한성을 정하거나 말거나 간에, 문명국가에서 대중의 빈곤이 심해지는 것이 자본의 희소성 때문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임금이 산업 생산성에 의해 정해지는 상한에 도달한 곳은 어디에도 없을 뿐 아니라, 임금은 자본이 가장 풍부한 곳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낮기 때문이다.  모든 진보하는 나라에서는 생산의 도구와 기계류가 사용 가능한 정도 이상으로 존재하며, 사업의 수익 전망이 좋으면 필요한 정도 이상으로 자본이 생긴다.  물동이가 가득 차는 데 그치지 않고 넘쳐흐른다는 것이다. (104쪽)

 

6. 그러나 이 이론(맬서스 인구론)이 성공한 큰 이유는 그것이 기존 이익을 위협하거나 강자의 이익을 적대시하지 않으며, 오히려 재산의 힘을 휘두르면서 사상을 지배하는 계층을 위로하고 안심시켜 준다는 데 있다.  일부의 사람이 세상의 좋은 것을 독점할 수 있는 특권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맬서스의 이론은 이 특권을 구조해 주러 나온 것 같이 보인다.  궁핍과 비참의 원인이 정치제도에 있다고 하면 그러한 제도를 취하는 어느 정부도 존속할 수 없을 터인데, 맬서스의 이론은 궁핍과 비참을 자연적인 원인에 돌리고 있다.  맬서스의 인구론은 인간의 평등에 관한 원리를 주장하는 윌리엄 고드윈의 <정치적 정의에 관한 연구>에 대한 응답으로 나온 작품으로서, 현존하는 불평등의 책임이 인간의 제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칙에 있다고 함으로써 불평등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를 가진 책이다. (116쪽)

 

7. 내가 생각하듯이 진정한 인구 법칙이 이와 같다면 인구 증가 추세는 항상 균일한 것이 아니다.  인구가 많아야 더 편하게 살 수 있을 경우나 환경이 험난하고 사망률이 높아 종족 유지가 위협받을 때에는 증가 추세가 강하게 나타난다.  반면, 높은 수준의 개인적 발전이 가능하고 종족의 영속이 보장되는 경우에는 약하게 나타난다.  달리 표현하면, 인구 법칙은 지성 발전의 법칙과 조화를 이루면서 그에 종속한다고 할 수 있으며, 사람이 물자 부족을 겪는 세계에 살게 될 위험성이 있다면 이는 자연의 질서 때문이 아니라 풍요 속에서도 사람들을 궁핍하게 만드는  잘못된 사회제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55쪽)

 

8. 물질적 진보와 더불어 임금이 상승하지 않고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은 노동자 수가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임금 지불의 원천이 되는 자본총액 중에서 노동자 일인당의 몫이 줄어든다는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앞에서 보았듯이, 임금은 자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노동의 직접적인 생산물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생산 노동자는 일을 함으로써 자기 임금을 창조하며, 노동자가 불어나면 진정한 의미의 임금기금, 즉 부의 총량도 늘어난다.  추가 노동자가 부의 총량에 보태는 양은 일반적으로 말해서 그가 임금으로 취득하는 양보다 훨씬 더 크다.  또한 인구 증가로 인해 자연에서 뽑아내는 양이 증가할수록 자연의 소출이 줄어든다는 이론으로 설명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진보하는 국가에서는 노동 능률이 증가하므로 일인당 생산은 계속 증가할 것이고,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가 가장 부유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169쪽)   

 

9. 생산요소는 토지, 노동, 자본이다.  토지라는 용어는 자연이 제공하는 모든 기회와 힘을 의미한다.  노동이라는 용어는 모든 인적 노력을 의미한다.  자본이라는 용어는 더 많은 부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부를 의미한다.  총생산물은 이 세 가지 요소에 대한 대가로 모두 분배된다.  자연적 기회의 사용에 대한 대가로 토지소유자에게 지불되는 부분을 지대라고 한다.  인적 노력에 대한 대가가 되는 부분을 임금이라고 한다.  자본 사용에 대한 대가가 된 부분을 이자라고 한다.  이 세용어는 상호 배타적이다.  어느 개인의 소득은 이 중 어느 하나 또는 둘 또는 세 가지 모두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분배에 관한 법칙을 찾기 위해서는 이들을 별도로 취급할 필요가 있다. (177쪽)

 

10. 노동은 토지가 있어야만 실행될 수 있고 노동에 의해 부로 전환될 물자는 토지로부터 나온다.  그러므로 토지는 노동의 선행조건이며, 노동의 장소이고, 노동에 필요한 원료이다.  세 요소의 자연스러운 순서는 토지, 노동, 자본의 순이 된다.  따라서 우리의 논의도 자본에서가 아니라 토지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179쪽)

 

11. 지대는 독점 가격이고 인적 노력에 의해 생산할 수도 증가시킬 수도 없는 자연 요소를 개인 소유권의 대상으로 삼는 데서 생기는 것이다. (182쪽)

 

12. 토지 사용자는 인구 증가로 인해 토지가 갖게 된 높은 생산성을 이용하는 대가로 토지소유자를 위해 고급 주택과 고급 가구를 마련해 주는 셈이 된다. (251쪽)

 

13. 발명과 개선이 더 진행되면 노동의 능률성이 더 높아질 것이고, 같은 결과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과 자본의 양은 더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 위에서와 같은 원인에 의해 새로이 증가된 생산력이 활용되어 더 많은 부가 생산될 것이며, 경작의 한계는 다시 확장되고, 지대는 비율에서나 양에서나 증가하고, 임금과 이자는 증가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발명과 개선이 진행되면 인구가 일정하더라도 노동 능률은 계속 향상되고 생산의 한계는 더 낮은 곳으로 밀려 나가고 지대는 계속 늘어난다. (261쪽)

 

14. 생산력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임금이 겨우 생존할 수 있을 정도의 최저 액수에 머무는 이유는, 생산력 향상과 더불어 지대가 더 큰 비율로 상승함으로써 임금이 낮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291쪽)

 

15. 물질적 진보는 인간의 토지에 대한 의존성을 없애 주지 않는다.  물질적 진보는 토지에서 부를 생산하는 힘을 보태줄 뿐이다.  따라서 토지가 독점되면 물질적 진보가 고도로 이루어지더라도 임금이 오르지 않으며, 노동밖에 가진 것이 없는 계층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는다.  물질적 진보는 토지가치를 올리고 토지소유의 힘을 강하게 해 줄 뿐이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을 막론하고 토지소유는 귀족층의 근거이자 거대한 재산의 기초이고 권력의 원천이다. (304쪽) 

 

16. 인도의 최상 계층인 브라만이 오래전에 이렇게 말했다.  "어느 시대건 토지를 소유하는 자에게 토지의 열매가 귀속된다.  하얀 일산(日傘)과 거드름 피우는 코끼리는 토지 소유의 꽃이다." (304쪽)

 

17. 인간의 근면, 절제, 기술, 지적 능력이 향상되려면 궁핍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예에게서 자유인의 덕목을 기대하려면 우선 노예를 자유롭게 해 주어야 한다. (317쪽)

 

18. 소유에 대한 모든 정당한 권원은 모두 생산자의 권원과 인간의 자기 자신에 대한 자연권에서 도출된다.  그밖에는 정당한 권원의 근거가 있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첫째 다른 정당한 권원을 도출할 수 있는 자연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며, 둘째 만일 다른 권원이 존재한다면 두 권원이 상호 모순되어 이 근거가 붕괴되기 때문이다. (341쪽)

 

19. 땅이 사유화됨으로써 그 위에서 사는 인간이 사유화된 것이다. (355쪽)

 

20. 토지사유제는 맷돌의 아랫돌이다.  물질적 진보는 맷돌의 윗돌이다.  노동 계층은 증가하는 압력을 받으면서 맷돌 가운데에서 갈리고 있다. (362쪽)

 

21. 인간 사회의 형성기에는 토지 사용에 대한 공동의 권리가 인정되었고, 무제한적인 개인 소유가 자유롭게 채택된 곳은 없었음이 입증된다.  역사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토지사유제는 강탈에 의해 생겼다. (375쪽)

 

22. 봉건제도 하에서 군주의 토지로부터는 오늘날 국민 일반이 부담하는 공공경비를 조달하였고, 교회의 토지로부터는 신도의 예배와 교화에 드는 비용, 병약자를 돌보는 비용, 성직자처럼 사회적 선을 위해 일생을 바치는 계층을 지원하는 비용 등을 조달하였다.  한편, 군대 토지로부터는 국방 비용을 조달하였다.  군대 토지를 경작하는 자는 유사시에 전쟁에 필요한 인력과 물자를 제공할 의무, 왕의 장남이 기사의 작위를 받거나 공주가 결혼을 하거나 군주가 포로가 될 때 지원할 의무가 있었다.  이것으로 볼 때, 토지가 개인의 재산이 아니라 공동의 재산이라는 사실에 - 모든 사람의 자연스러운 인식과 합치하는 명백한 사실에 - 대한 인식이, 정교하게 제도화된 것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다. (381쪽)

 

23. 봉건시대 이후 근대문명은 토지의 공동소유라는 자연적이고 근본적인 관념을 뒤집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역설적이지만, 봉건적 굴레로부터의 해방과 더불어 생긴 새로운 토지소유제도에 의해 노동계층이 예속되는 경향이 발생하였다.  이 제도가 문명세계 전체를 쇠로 만든 멍에처럼 얽어매고 있음을 점점 분명하게 감지할 수 있다.  정치적인 힘이나 개인적 자유의 신장에 의해서는 이 멍에를 멋어날 수 없다.  정치경제학자들은 이 멍에를 자연법칙의 압력이라고 이해하고 있고, 노동자층은 이를 자본의 압박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384쪽)

 

24. 토지가치는 독점의 교환가치를 나타낼 뿐이다.  토지가치는 어떠한 경우에도 토지소유자 개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의 성장에 의해서 창출된다.  그러므로 토지가치를 전부 징수하더라도 토지 개량의 유인이 절대로 줄지 않으며 부의 생산이 조금도 감소되지 않는다.  토지가치에 대한 조세는, 세액이 지대보다 많지 않은 한, 노동 임금이나 자본의 대가를 조금도 줄이지 않고, 단 하나의 상품 가격도 인상시키지 않으며, 생산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결코 생기지 않는다. (418쪽)

 

25. 토지가치에 부과하는 조세는 사회로부터 특별한 혜택을 받는 사람에게만 부담을 지우며, 또 그 혜택에 비례해서 부담을 지운다.  이 조세는 사회가 창출한 가치를 사회가 거두고 또 사회를 위해 사용하는 조세이다.  이 조세는 공동재산의 공동사용이라는 원리를 구현한다.  모든 지대가 과세되어 사회의 필요경비에 충당되면, 자연이 예정하는 평등이 성취된다.  각 국민은 개인적인 근면, 기술, 지적 능력에 의한 이익 이외에는 다른 사람보다 더 이익을 받는 일이 없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정당하게 번 것을 갖게 된다.  그때가 되면, 그리고 그때가 되어야, 노동은 정당한 보수를 받고 자본은 자연적인 대가를 받는다. (425쪽)

 

26. 현재 부과되는 조세는 인간의 노력, 근면, 기술, 절약에 벌금을 물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갑은 오두막에 살고 을은 갑보다 더 열심히 일하여 좋은 집을 짓고 산다고 하면 을이 갑보다 세금을 더 물게 되는데, 이는 을이 자기의 노력과 근면에 대해 벌금을 무는 것과 같다. (438쪽)

 

27. 궁핍 내지 궁핍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면 부에 대한 동경도 수그러들고, 부의 획득과 과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타인의 존경과 인정을 얻으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공적인 문제의 처리나 공적인 자금의 관리에 있어서도 사익을 추구할 때처럼 신경을 써서 기술을 발휘하고 정성을 들이게 된다.  철도나 가스 등을 공영화하더라도 지금의 주식회사 방식보다 오히려 더 경제적 능률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소유자가 혼자인 경우처럼 경제적 능률적으로 운영될 것이다.  고대 그리스 올림픽 게임에서 우승하려면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 상은 그저 야생 올리브 가지로 만든 머리띠에 불과했다.  사람들은 이런 머리띠를 얻기 위해 돈으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노력을 하고 또 하였다. (465쪽)

 

28. 발전 철학을 확립한 유명한 철학자 중에 <물리학과 정치학>을 저술한 월터 배젓이 있다.  이 사람은 이와 같은 반론에 이유 있다고 보고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인간을 문명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간을 길들여야 한다.  법을 지키면서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법과 관습이 자라나고, 부족이나 민족이 자연의 선택을 통해 강화되고 확대되는 가운데 서로 결속함으로써 그렇지 못한 집단보다 유리하게 된다.  그러나 마침내 법과 관습이 너무 두텁고 단단해지면 더 이상의 진보가 불가능하게 된다.  진보는 토론이 가능한 상황, 따라서 개선에 필요한 자유와 유동성을 허용하는 상황에서만 계속될 수 있다. (486쪽)

 

29. 어느 사회에서나 전통, 신념, 관습, 법률, 습관, 제도 등이 생겨 개인을 둘러싸는데, 허번트 스펜서의 표현에 따르면 이러한 "초유기체적 환경(super-organic environment)"이 국민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영국인이 프랑스인과 다르고, 독일인이 이탈리아인과 다르고, 미국인이 중국인과 다르고, 문명인이 야만인과 다른 것도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이러한 요인에 의해서이다.  한 국민의 특징은 이런 방식으로 유지되고 확대되고 변화한다. (498쪽)

 

30. 인간은 같이 모임으로써 진보하며, 서로 협조함으로써 개선에 바칠 수 있는 정신력을 증대시키는 성향이 있다.  그러나 갈등이 발생하거나 어울림이 조건과 힘의 불평등을 조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진보 경향은 약화되고 결국에는 반전된다. (510쪽) 

 

31. 사회가 성장하면 종전의 사회제도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향이 생기고, 그와 더불어 집단적인 힘이 사회의 일부분에 집중된다.  사회가 전진하면서 부와 힘의 불평등 분배가 발생하면 다시 더 큰 불평등을 야기한다.  일단 타인의 것을 침해하면 그를 바탕으로 하여 더 큰 침해를 할 수 있게 된다.  잘못을 자주 용인하다 보면 정의의 관념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517쪽)

 

32. 결합력이 강한 단체는 혁신이나 혁신을 주장하는 사람을 항상 본능적으로 싫어한다.  이는 변화가 일반인의 진입을 막아주던 장벽을 허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리하여 자기 단체의 중요성이나 힘을 앗아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의 표현이다.  이런 단체는 언제나 자신의 특수한 이익이나 기술을 조심스럽게 보호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진보 후에 화석화가 나타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불평등이 심해지면 개선은 반드시 중단되며,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거나 쓸데없는 반작용을 촉발하면 현상 유지에 필요한 정신력마저 유출됨으로써 퇴보가 시작된다. (520쪽)

 

33.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난다. 인간은 남에게 줄 수 없는 몇 가지 권리를 창조주로부터 받는다.  이 권리에는 생명, 자유, 행복 추구가 포함된다."(미국 독립선언문)  토지에 대한 평등권이 부정되면 이들 권리도 부정된다.  토지는 사람이 생활하는 터전이자 유일한 터전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하사물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부정하면서 정치적 권리의 평등을 보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토지에 대한 평등권이 부정되는 사회에서 정치적 자유는, 인구가 증가하고 발명이 계속되면 굶주림을 겨우 면할 정도의 임금을 받는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자유로 전락하고 만다. (5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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