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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꼽문(도서 리뷰)

냉면 열전 (담백하고 시원한 한국인의 소울 푸드) 주요 내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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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중에 냉면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짜장면과 짬뽕 사이의 고민과 더불어 비빔냉면과 물냉면은 한국인들에게는 참 선택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며칠 전 평소처럼 집 옆 도서관 서고를 어슬렁 거리던 중 눈에 띈 냉면에 대한 책 <냉면 열전>.

냉면에 대한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려줍니다.  혼자 알기 아쉬운 내용들이 많기도 하고, 저의 저주받은(?) 기억력 때문에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책 읽으며 재미있었던 내용들을 발췌해서 적어봅니다.  

 

초판 1쇄 2014년 7월 25일 찍음, 인물과 사상사

1. 우리는 왜 메밀면을 먹었을까?

 우리 나라 국수의 주재료는 밀가루가 아닌 메밀 가루다.  고온에 약한 밀은 한국에서 재배하기 어려운 곡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메밀은 주로 함경도, 평안도, 강원도, 경상도 등지의 산간과 개간지에서 재배된다.  그래서  주요 메밀 생산지 = 맛있는 냉면 또는 막국수 등식이 성립된다. 

 

2. 냉면, 양반에서 서민으로

  메밀의 거친 겉껍질을 벗기고 하얀 가루로 만들어 면을 뽑고, 귀한 고기를 삶아 고명으로 올려 먹는 냉면은 서민들이 평소 먹기 힘든 귀한 음식이었다.  이런 냉면이 1900년대에 들어 서민들의 외식음식으로 차츰 자리 잡게 되는데, 이 배경에는 조선의 마지막 대령숙수인 안순환이 있었다.  구한말 나라가 망하자 궁에서 나오게 된 안순환은 '명월관'이라는 고급 요릿집을 차렸고, 명월관의 대표 메뉴는 바로 고종황제가 즐겨먹던 '배동치미 냉면'이었다.   고종이 드시던 음식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명월관 냉면은 점차 유명해졌고, 점차 대중적인 서민 외식음식이 되어갔다.  

 

3. 냉장고의 발명과 여름냉면

  냉장고가 발명되기 전 냉면은 겨울에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냉면을 즐겨먹는 이들은 자주 말하고는 한다.  "한겨울 따뜻한 구들방에 앉아 따뜻한 이불을 뒤집어쓰고 문밖에 내리는 눈을 보며 먹을 때, 냉면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최초의 전기냉장고는 1913년에 미국의 프레드 울프에 의해 개발되었고, 우리 나라에는 1920년경부터 냉장고가 보급되면서 여름에도 시원한 냉면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열치열'이라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겨울보다는 여름에 땀 흠뻑 흘린 후 먹는 냉면이 제일 맛있는 것 같다. 

 

4. 냉면 배달부가 간다. 

  배달의 민족의 역사 초기에 바로 냉면이 있었다는 사실 아는가?  1926년 1월 6일자 동아일보에는 평양냉면집 자전거 배달부의 파업 소식이 쓰여있다.  파업의 이유는 일급 60전을 1원으로 올려달라는 것.  이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 시절 다른 신문과 책에도 냉면 배달부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눈에 띈다.  기방에서는 술에 취한 손님들의 해장용으로 자주 시원한 냉면을 시켰고, 냉면 배달부는 널찍한 목판을 든 채 자전거를 타고 냉면 80 그릇을 배달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 등등..... 이런 대표 배달음식이었던 냉면은 1960년대 짜장면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5. 평양냉면의 묘미, 육수

  평양냉면의 특유의 싱거운(?) 맛 탓에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다.  이 싱거운 맛의 주범은 바로 육수인데, 북한에서 발행한 <조선의 민속 전통>에서는 평양냉면 육수를 동치미 국물과 고기 국물을 쓰는 것으로 나눈다.  냉면 육수 중 최고로 치는 것은 꿩고기를 삶아 만든 육수인데, 꿩이 잡히지 않는 여름에는 꿩대신 소고기 양지머리를 쓰기도 했다.  지역에 따라 냉면에 쓰는 육수 종류가 다른데, 겨울이 길고 무가 맛있는 평양에서는 동치미 국물로 냉면을 말아먹는 경우가 많고, 황해도는 돼지고기 위주의 육수를 쓴다.  현존하는 유명 냉면집도 집집마다 다른 육수 비법을 가지고 있다.  우래옥은 순수한 소고기 육수, 평양면옥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은 육수, 남포면옥은 동치미 국물을 쓰는 거의 유일한 냉면집이다. 

 

6. 거냉, 민자, 엎어말이

  오래된 평양냉면 식당에 가면 다른 냉면집에서는 들을 수 없는 말들이 들린다.  바로 다음은 세 단어이다.  '거냉'은 차가운 냉면육수를 살짝 데어 미지근하게 만드는 것.   '민자'는 고명으로 올라가는 고기 대신 면을 넉넉히 더 넣는, 쉽게 말하면 고명 빠진 '곱배기'라고 보면 되고, '엎어말이'는 냉면에 메밀 면 사리를 추가해 달라는 말이다.  

 

7. 평양냉면, 제대로 먹자

  평양냉면 고수들은 일단 식당에 들어서면 주방 옆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는다.  메밀은 찰기가 없어 금방 불어버리기 때문에 냉면이 서빙되는 시간도 아끼기 위함이다.  냉면이 서빙되면 제일 먼저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냉면 육수를 벌컥 들이켜 육수 본연의 맛을 느낀다.  평양냉면 맛의 포인트는 면보다는 육수이기 때문이다.  육수를 맛보았다면 이제 면을 먹어볼 차례.  평양냉면은 반드시 10분 안에 먹어야 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메밀면은 금방 퍼지기 때문이다.   면발을 먹을 때는,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면발을 젓가락 한가득 잡고 면을 끊지 않고 푸짐하게 먹어야 한다.  메밀면은 이로 끊는 것이 아니라 목젖으로 끊어야 하는 음식이란다.  

 

8. 평양냉면 vs 해주냉면

  전통의 라이벌인 평양냉면 vs 함흥냉면 못지않게, 냉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평양냉면 vs 해주냉면도 뜨거운 경쟁관계이다.  해주냉면은 물냉면이면서 메밀에 전분을 섞어 면발이 더 굵고, 소고기가 아닌 돼지고기로 육수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소금으로 간을 하는 평양냉면과 달리 간장과 설탕을 넣어 진하고 단맛이 난다.  해주냉면(황해도식 냉면)을 맛볼 수 있는 곳은 백령도, 대전, 경기도 옥천 등이다.  소고기 육수를 쓰는 평양식 냉면이 깔끔한 맛이라면, 돼지고기 육수를 쓰는 해주식 냉면은 거칠고 다소 강한 맛이라니 평양냉면의 심심한 육수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해주냉면을 맛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내용이 많아지는 관계로 이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2021.05.12 - [책꼽문(도서 리뷰)] - 냉면 열전 (담백하고 시원한 한국인의 소울 푸드) 주요 내용 발췌 #2

 

냉면 열전 (담백하고 시원한 한국인의 소울 푸드) 주요 내용 발췌 #2

지난번 포스팅에 이어 <냉면 열전>책의 주요 내용 포스팅합니다. 냉면에 대한 재미있는 내용이 많아 포스팅을 2회에 걸쳐하게 되네요. 지난 포스팅 내용이 부족하면 아래 링크 타고 들어가시면

siwonsiwo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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