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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은 이야기

금문고량주의 유래, 맛 소개(대만인들의 애환이 담긴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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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친구가 집에 선물로 받은 금문고량주가 있다며 초대하길래, 오랜만에 맛있는 금문고량주를 마시고 왔습니다. 역시 명불허전!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술이 부드럽게 술술 넘어가서 어김없이 과음을 하고 말았네요. 하지만, 금문고량주는 좋은 물(화강암 지하수)로 빚어서 숙취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친구와 함께 마신 금문고량주 58도

 

고량주라고 하니 금문고량주도 역사가 꽤 깊은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금문고량주의 역사는 짧습니다. 그럼 금문고량주에 대해 간단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금문고량주의 유래

금문고량주의 역사는 중국 국공내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공산당에게 패한 장개석의 국민당은 대만으로 쫓겨나게 됩니다. 대만으로 쫓겨난 국민당은 공산당에 맞서 최후의 항전을 하게 되는데, 항전의 최전방이 바로 금문고량주를 생산하게 되는 금문도(金門島)입니다.  금문도가 항전의 최전방이 된 이유는 위치 때문인데요. 아래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금문도는 대만섬보다 중국 본토에 훨씬 가깝습니다. 

금문도 위치

위 지도에 빨간색 타원이 금문도입니다. 중국 샤먼에서 불과 1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합니다. 오히려 대만섬과는 200km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하네요. 

공산당은 금문도를 탈환하기 위해 1949년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포격을 했고, 금문도의 국민당 군대는 방공호를 파고 공산당의 포격을 피했습니다. 자기 머리위로 떨어지는 포탄 소리를 들으며 버티는 군인들을 달래기 위해 만들기 시작한 술이 바로 금문고량주입니다. 이런 이유로 금문고량주는 금문도의 계엄령이 해제되는 1992년까지 군대에서 직접 양조를 했습니다.  

고량주의 원료는 수수인데(중국말 '고량'이 수수라는 뜻입니다), 마침 금문도가 수수를 재배하기 쉬운 지역인것도 금문고량주가 탄생하는 데 한몫을 했습니다.  

 

2. 금문고량주의 맛

금문고량주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고량주와 달리 강한 향을 풍기지는 않는 청향(淸香)주입니다. 은은한 향과 부드럽게 넘어가는 금문고량주를 한 잔 마시면, 과연 이 술이 알코올 58도의 독주가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됩니다.

불순물이 적은 화강암 지반에서 나온 지하수로 술을 빚어서 높은 도수임에도 숙취가 적은 것도 금문고량주의 특징입니다. 저의 사례를 생생한 예로 들어드리면, 친구와 58도 알코올 도수의 600ml의 금문고량주 한 병을 다 비웠는데도 숙취로 고생을 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평소에 소주 두 병만(?) 마셔도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는 사람입니다.  

 

3. 금문고량주 종류

우리가 흔히 구매할 수 있는 금문고량주는 알코올 도수 58도와 38도가 있습니다. 

금문고량주 58도, 38도(사진출처: 금문주창 누리집)

 

이외에도 프리미엄 라인인 56도 고량주와(지하 저장고에서 3년 숙성 후 출시한), 금문고량주 탄생 60주년 기념으로 출시한 60도 고량주 등이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술은 대만 현지 아니면 구하기는 어렵겠죠?

금문고량주 56도, 60도(사진출처:금문주창 누리집)

 

금문고량주 58도 가격이 국내에서는 7~8만원 정도 한다고 하니, 마음 편히 마실 수 있는 저렴한 술은 아닙니다만, 

찐한 독주를 마시고는 싶지만 술이 약하신 분들과, 고량주의 진한 향이 싫어서 고량주를 마시지 않았던 분들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술입니다.  지인 분들과 금문고량주 한 잔 기울이며, 대만 군인들의 애환을 달래주었던 술이었다는 이야기까지 곁들여지면 더욱 좋은 술자리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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