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음식을 소재로 한 경제학 서적. 이 책을 읽으며 장하준 교수의 음식에 대한 넓은 지식에 탄복했습니다. 경제학 책인데 음식 지식에 탄복해도 되는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자, 그럼 포스팅 마저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에 대한 두 번째 포스팅이나, 첫 번째 포스팅을 안 보신 분들은 읽어보시고 오셔도 됩니다.
2023.06.26 - [책꼽문(도서 리뷰)] - [도서 리뷰]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1
이전 포스팅에 이어 6장부터 소개하겠습니다.
6장. 국수: 가지 파스타 베이크
한국인의 국수 사랑은 대단합니다. 세계에서 인스턴트 국수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한국이고, 한국은 인스턴트 라면뿐만 아니라, 중면, 소면, 당면, 칼국수 등등 다양한 종류의 국수로 다양한 요리를 해 먹습니다. 한국 못지않게 국수에 진심인 나라는 이탈리아죠. 이탈리아에서는 20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모양의 파스타를 만들어 먹는다고 합니다. 파스타 모양에 진심인 이탈리아에서는 1980년대 유명한 산업 디자이너인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lugiaro)애게 궁극의 파스타 모양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마릴레(Marille)'란 이름의 파스타를 출시했다고 합니다. 결과는 실패로 끝났지만요. 저자는 왜 이런 이야기를 꺼냈을까요? 바로 궁극의 파스타 모양(?)을 디자인한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1976년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첫 자동차인 현대자동차의 '포니'를 디자인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포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현대자동차가 어떻게 지금의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으로 발전했는지 설명합니다. 그 이유는 '집단적 기업가 정신'과 당시 한국 정부의 '유치 산업 보호 정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자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논리가 정말 기발하지 않나요?
7장. 당근: 당근 케이크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당근은 원래 하얀색인 채소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주황색 당근은 17세기에 네덜란드에서 처음 발명되었는데, 주황색 당근을 주황색으로 보이게 하는 이유는 베타카로틴이란 성분이 많기 때문인데, 베타카로틴에는 비타민 A가 풍부해서, 주황색 당근이 하얀색 당근보다 영양학적으로 훨씬 좋다고 합니다. 저자가 이번에는 왜 당근 이야기를 꺼내 들었을까요? 저자는 당근 이야기와 함께, 2000년에 개발된 황금쌀을 소개합니다. 황금쌀도 일반쌀보다 비타민A 성분이 풍부해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가난한 국가들에게 훌륭한 식량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쌀을 재배하는데 필요한 기술의 특허권을 가진 여러 기업들이 황금쌀을 재배하는데 관련 기술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지 않아 황금쌀은 널리 재배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새 지식이 또 다른 지식 창조를 방해한다"며 현대의 특허권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황금쌀 같은 식량이 필요한 곳에 널리 재배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8장. 소고기: 칠리 콘 카르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남미에 있는 우루과이는 세계에서 소를 가장 잘 키우는, 인구 수당 소의 숫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소고기 통조림인 콘 비프(Corn Beef)도 1800년대 우루과이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냉장기술이 없어 소고기를 먼 외국에 수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소고기를 소금에 절여 통조림에 넣어 수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그런데 옥수수(Corn)도 들어가지 않는 소고기 통조림 이름이 왜 Corn Beef 일까요? Corn 이란 단어는 영국에서는 모든 곡물을 의미하는데, 곡물처럼 굵은 알갱이의 소금을 써서 소고기를 절였기 때문에 Corn Beef 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Corn 단어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며, 영국의 Corn Law(곡물법)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곡물법은 영국 국내 곡물 생산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1815년에 제정된 법으로, 수입되는 곡물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입니다. 곡물법은 30여 년 후인 1846년에 곡물법 반대연맹에 의해 폐지됩니다. 이후 유명한 자유 시장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은 <선택할 자유>에서 곡물법 폐지가 "산업과 교역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종식시키는 전쟁"이라고 묘사했습니다. 즉, 곡물법 폐지가 자유 무역의 시대를 열었다는 의미입니다.
저자는 현대의 자유 무역이 진정한 의미의 '자유' 무역인지 되묻습니다. 보호무역으로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나라들이 그렇지 못한 나라들에게 '자유롭지 못한 자유 무역'을 강요한다고 꼬집습니다. 일례로
세계무역기국의 규칙을 정하는 초기 협상 단계에서 강대국들에 유리하게 판을 짰다고 저자는 비판합니다.
쓰다보니 또 길어졌네요. 9장부터는 다음 포스팅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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