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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소개

순례자의 길(포르투갈 코스)에서 먹은 음식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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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에 이어 포르투갈 코스를 걸으며 먹은 음식들을 계속 소개합니다.  이전 포스팅 안 보신 분들은 아래 포스팅 내용 참고하세요. 

2021.03.19 - [여행지 소개] - 순례자의 길(포르투갈 코스)에서 먹은 음식들 #1

 

순례자의 길(포르투갈 코스)에서 먹은 음식들 #1

포르투갈 음식은 맛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포르투갈의 음식은 에그타르트 정도이지만, 이것 외에도 지중해에서 나오는 신선한 해산물을 재료로 한 다양한 음식들이 있다.  이전 포스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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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등심 스테이크, 감자튀김, 쌀밥, 그리고 비뉴 베르데

포르투갈길을 걸으며 연일 생선요리만 먹던 나는 어느 날 고기가 무척 땡겼고, 그 날 저녁 바로 고기를 파는 식당을 찾아갔다.  등심 스테이크는 조금 질겼고, 감자튀김은 너무 많았다.  게다가 포르투갈에서는 요리에 항상 빠지지 않는 밥과 빵까지....  나는 이날 처음으로 식당에서 음식을 남겼다.  물론 와인은 남기지를 않았지만.  역시 포르투갈에서는 고기보다는 해산물을 먹어야 된다.  스테이크는 미국에서나 먹자.

 

2. 샌드위치와 맥주

길을 걷던 중 마땅한 식당을 찾지 못한 나는 약간은 캐주얼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소세지와 햄이 들어간 샌드위치는 아주 짭조름했고, 맥주는 술술 들어갔다.  크로와상도 그랬지만, 이곳 샌드위치도 약간은 포르투갈화(?) 되어서 그런 건지 흔히 접할 수 있는 그런 맛의 샌드위치는 아니었다.  그래도 양도 굿! 맛도 굿!이었던 포르투갈에서 처음 먹었던 샌드위치였다. 

 

3. 매운 새우구이와 화이트 와인

국경을 넘어 스페인으로 넘어오니 쌀밥 나오는 식당이 거의 없다.  불과 하루새에 이렇게 음식문화가 바뀌다니 낯설다.  스페인에는 내가 좋아하는 비뉴 베르데도 없고 밥도 없었지만, 스페인 음식이 맛없다는 건 아니다.  포르투갈 식당처럼 푸짐하지는 않지만, 이 새우구이는 참 맛있었다.  한국에서는 까기 귀찮아서 안 먹던 새우지만, 여행 중 외국에서는 악착같이 먹는다.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4. 맥주와 타파스, 와인과 타파스

스페인에서는 술집에서 술 한잔을 시키면(와인이든 맥주든) 이렇게 타파스(Tapas)가 함께 나온다.  타파스는 술의 종류에 따라, 술과 어울리는 음식으로 나온다.  예를 들면, 위의 사진들처럼, 맥주에는 매콤한 소세지를 올린 바게트빵, 화이트 와인에는 감자콩수프(?)가 나오는 식이다.  포르투갈에서 스페인으로 넘어가면 처음에는 달라진 술값에(스페인이 포르투갈보다 2배 이상 더 비싸다) 깜짝 놀라게 되지만, 이런 타파스 문화에 적응되면 비싼 술값에 수긍하게 된다.  양이 적은 사람은 이런 타파스만으로도 요기를 할 수 있다.  스페인에 넘어왔다면, 한 곳에서만 술을 마시지 말고 여러 레스토랑을 다니며 술을 마시는 걸 추천한다.  다양한 타파스를 맛보기 위해 말이다. 

 

5. 뽈보(문어)와 고추, 그리고 화이트 와인

순례자의 길의 종착지인 산티아고의 가장 유명한 음식은 뽈보(문어) 요리이다.  산티아고 맛집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게 이 문어 요리를 하는 식당이다.  나도 가장 맛있다는 집을 찾아갔고 맛은 사람들 평대로 훌륭했다.  문어는 두꺼웠지만 부드러워서 먹는데 부담은 없었고, 문어만 먹기에 심심할 것 같아 시킨 고추 요리는 적당히 자극적이어서 문어와 잘 어울렸다.   이 식당의 특징은 와인잔이다.  와인을 시키면 밥공기 비슷한 그릇을 준다.  음.... 막걸리도 아닌 와인을 이런 그릇에 먹는 게 어색할 것 같지만 이 식당의 분위기와 은근히 어울린다.  이 문어를 먹은 식당은, 음식도 맛있었지만, 음식보다는 식당의 서민적인 분위기가 더 좋았던 것 같다. 

 

다른 코스의 순례자의 길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포르투갈 코스를 걸으면서 먹는 것 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먹는 것 때문에 행복했었다.  특히 포르투갈의 생선요리를 먹고 비뉴 베르데를 마시기 위해 다시 포르투갈길을 걷고 싶을 정도다.  포르토나 리스본의 유명한 식당에서 먹었던 비싼 음식들보다, 트레킹 중 들른 허름한 현지 맛집에서 먹었던 음식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나이가 더 먹기 전에, 다리에 아직 힘이 남아있을때 가족들과 함께 한 번 더 순례자의 길을 걷고 싶다.  이것이 남은 내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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