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아들이 언제부터인지 캠핑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아들이 원한다고 덥석 캠핑 장비를 사기에는, 저는 그다지 충동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대신 글램핑이나 카라반 같은 캠핑과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는 숙소를 찾아보았고, 지난주에 가평에 있는 카라반 숙소를 다녀왔습니다.
카라반에서 자는 것 치고는 가격이 쪼금 비싼 느낌이었지만, (저는 그돈이면 좋은 호텔에서 호캉스를 할 것 같습니다.) 서늘한 가을 날씨에 온수풀에서 물놀이도 했고, 빗소리 들으며 운치 있게 불멍도 할 수 있었고, 나름 만족스러운 하룻밤을 보내고 왔네요.
인터넷에서 '채움카라반'을 검색하면 가평과 포천에 있는 두 곳이 나옵니다. 저희는 가평에 있는 카라반 숙소를 다녀왔고, 객실 타입은 다양하게 있는데 저희가 묵은 객실 타입은 프로젝터가 있는 '시네마카라반' 타입이었습니다. 숙소 타입은 취향껏 고르시되, 시네마카라반은 비추합니다. 프로젝터 화질이 너무 안 좋고, 스크린도 작아서 그냥 일반 티브이가 있는 객실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캠핑장 전체 모습입니다.
풀장은 가운데 뒤쪽으로 2개가 있습니다. 저희가 갔던 날은 평일인데다 비수기라 2개 중 하나에만 물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매일매일 물을 갈아준다고 하더니 물은 깨끗했고, 제법 넓어서 7살 아이가 아주 재미있게 놀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카라반이 아주 많습니다. 좋은 위치(계곡 또는 수영장이 가까운)의 카라반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네이버 대신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카라반 위치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이런 것도 모르고 덜컥 네이버에서 예약했답니다. ㅜㅜ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물이 나와서 온천에 온 것 같은 기분도 낼 수 있었답니다. 수영장 이용시간은 오후 3시부터 저녁 6시까지입니다. 다음날 오전은 수영장을 사용할 수 없으니 물놀이 실컷 하실 분들은 조금 일찍 가셔야 합니다!
카라반 실내는 제법 큰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식기류도, 많지는 않지만, 비치되어 있습니다. 인덕션도 있기는 하지만, 저녁은 대부분 바베큐로 해결하실 테니 크게 쓸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드라이어는 체크인 시 빌려주고, 체크아웃할 때 반납하셔야 합니다.
침대는 이층침대 하나, 2인용 매트리스, 4인 가족이 자기 충분하게 되어있습니다. 침구류는 커버가 없어서 매일매일 세탁을 하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네요?? 뽀송뽀송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매일매일 세탁하는 거겠지요???
화장실은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깨끗한데다 카라반에 있는 화장실 치고 제법 넓습니다. 대신 한 가지 단점은 온수탱크 물탱크 용량이 적어서 여러 명이 연달아 샤워를 할 수는 없습니다. 세면도구는 비치되어 있지 않아서 전부 다 챙겨가셔야 합니다.
저녁은 당연히(?) 바베큐를 준비합니다. 바비큐를 하겠다고 하면 숙소에서 숯과 토치, 번개탄, 장갑을 줍니다. 숯은 넉넉지 않아서 고기 많이 구워드시는 분들은 조금 부족할 수도 있겠네요.
채움카라반은 바비큐 외에도 불멍용 장작과 화로도 제공합니다. 물론 유료입니다. 장작은 한 포대 주는데, 한 시간 이상은 불멍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원래 '물멍' 을 주로 즐기는데, 이날 '불멍'의 매력을 흠뻑 느꼈네요.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물놀이도 바비큐도 아닌 바로 '불멍'이었네요.
가평 채움카라반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런 계곡이 바로 앞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곳은 외부 사람들은 올 수 없는, 숙박객들만 접근할 수 있는 구조라 여름에 온다면, 계곡물에서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습니다. 단, 모든 카라반이 계곡을 마주 보고 있지 않으니, 이런 계곡뷰를 즐기시려면 카라반 '뽑기운'이 좋아야 한답니다.
가평 채움카라반, 가심비 좋은 숙소입니다. 캠핑을 즐기고 싶지만, 장비도 없고, 장비는 있지만 텐트 치기 귀찮으신 분들, 그리고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싶으신 분들은 한 번쯤 묵어도 좋을 그런 숙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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