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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소개

조지아(트빌리시, 카즈베기) 여행 추억 #3 (와인에 취하고, 추위에 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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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조지아를 2주 동안 여행하며 머문 도시는 5개이다.  이미 포스팅했던 시그나기와 메스티아 외에도 오늘 포스팅할 2곳 트빌리시와 카즈베기, 그리고 포스팅할 예정이 없는 쿠타이시이다.  글을 포스팅한 순서대로 시그나기와 메스티아가 제일 인상 깊게 좋았고, 나머지 세 곳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강렬한 인상은 받지를 못했다. 

 

트빌리시는 조지아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싫든 좋든 꼭 지나쳐야 하는 조지아의 수도이다.  2016년 당시 조지아는 버스같은 대중교통수단이 거미줄처럼 각 도시를 연결하지 않고 있어서, 규모가 작은 중소 도시를 가기 위해서는 수도인 트빌리시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지아 여행자들은 트빌리시와 친해져야 한다.  맘에 드는 숙소를 잘 골라야 하고, 입에 맞는 음식을 파는 로컬 맛집도 잘 찾아야 한다.  

 

#1. 트빌리시 도착해서 처음 먹은 음식.  하차푸리와 와인

이스탄불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트빌리시 공항에 이른 새벽에 도착했다.  택시를 잡아타고 미리 예약해둔 숙소에 도착하니 새벽시간인데도 방을 내어준다.  짐을 대충 풀고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리셉션에 문을 연 레스토랑이 있는지 물어보니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이 '로컬 맛집'이라고 알려준다.  식당에 도착하여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리셉션 직원이 "특히 하차푸리가 맛있으니, 꼭 먹어보세요"라고 나에게 신신당부를 했으니, 당연히 하차푸리를 시킨다.   아침인데 혹시 와인도 마실 수 있냐고 물어보니, 웨이터가 쿨하게 "당연하죠" 라며 하우스 와인을 추천해준다.  

 

이렇게 조지아 여행 첫날 아침부터 와인을 마시기 시작해 떠나는 날까지 와인 개근상(?)을 타게 된다.  하지만 조지아 첫 만찬의 주인공은 와인이 아닌 하차푸리였다.  하차푸리는 치즈와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절대로 좋아할 수 없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시켰지만, 결과는 대 반전!  그래서 조지아 여행 마지막 날, 와인 개근상뿐만 아니라 하차푸리 개근상도 타게 된다. 

 

#2. 트빌리시에도 지하철이 있다고?

트빌리시에는, 소련 시절에 만들어진(소련에서도 4번째로 만들어진!) 유서깊은 지하철이 있다.  소련(공산국가) 시절에 만들어진 지하철이라서 그런지 땅속 깊이 지하철이 다니고(평양 지하철도 전쟁 시 폭격에 대비해 땅속 깊이 지었단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역이 널찍하다.   노선은 많지 않지만, 지하철을 타고 시내 웬만한 곳들은 많이 다닐 수가 있다.  트빌리시의 버스는 외국 여행자가 타기에는 많이 불편하지만, 영어 표지판이 있는 지하철은 충분히 시도해 볼만하다.  트빌리시의 곳곳을 고풍스러운(?) 지하철을 타고 다녀보기를 추천한다.  뜻하지 않은 즐거움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하철역 입구가 이렇게 숨어있을 수도 있으니 헤매지 마시길!

#3. 카즈베기, 게르게티 교회 가는 길

카즈베기는 조지아의 북쪽 끝 러시아와의 접경지역인 코카서스 산맥에 위치한 마을이다.  여행자들은 게르게티 교회와 빙하를 보기 위해 카즈베기를 찾는다.   게르게티 교회를 가기 위해서는 걷거나(두 시간 정도), 지프차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나는 당연히, 두 다리가 건강하다면, 걸어서 가는 걸 추천한다.  왜냐하면, 위의 사진 두 장에서 보는 것과 같이 수도원을 오르는 길이 숨막히게 아름답기 때문이다.  지프는 한국에서도 탈 수 있지만, 이런 길은 한국에서 걸을 수 없다.  그러니 게르게티 수도원은 꼭 경치를 감상하며 걸어서 오르기를 바란다.  경치에 홀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걷다 보면 어느새, 

이렇게 교회가 보인다.  교회에 올라 벤치에 앉아 아래의 경치를 감상하며 숨을 돌리고 더 높은 곳, 빙하를 볼 수 있다는 그곳으로 향한다. 

 

#4. 카즈베기.  빙하 찾아 삼만리

게르게티 교회에서 계속 트레킹을 이어가면 빙하를 바로 눈앞에 볼 수 있는 곳까지 갈 수 있다.  빙하를 정말 꼭 눈앞에서 보고 싶은 분들은 옷은 단단히, 제대로 된 등산화를 꼭 챙기고 게르게티 교회를 떠나야 한다.  나는 게르게티 교회에서의 따사로운 여름 햇살에 취해, 아무 준비없이 내친김에 더 높은 곳으로 트레킹을 나섰다가 뜻하지 않은 추위를 정말 호되게 겪고 도중에 내려와야 했다.  

이렇게 얇은 차림으로 가면 한여름에도 추위에 덜덜 떨어야 한다. 

빙하 근처는 가지도 못했는데, 불어오는 바람이 한여름인데도 서늘하다.  감기에 걸릴라 나는 서둘러 다시 마을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고, 추위에 덜덜 떨며 고생한 몸을 따뜻하고 얼큰한 국물 요리로 달래주었다. 

 

조지아 여행 중에 만난 미국인 여행자가 한 말이 생각난다.  "내가 10년 전에 조지아를 처음 왔을때와 지금은 너무 많이 달라졌는데, 10년 후에는 또 달라져 있겠지?"  내가 조지아를 여행한 지 5년이 지난 지금, 사진 속의 조지아는 여전히 그대로 있는 건지 궁금하다.  조지아는 더 많이 변하기 전에 꼭 한 번 다시 가야 할 내 마음속 최고의 여행지이다. 

 

조지아의 또 다른 여행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포스팅을 방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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